출처: 바벨탑 미디어

강사도, 교과서도, 학비도 없는 프랑스의 IT 기술 학교, ‘에꼴 42(Ecole 42)’ (2)

라 삐씬La piscine은 한국어로 번역하면 수영장이라는 뜻입니다에꼴 42를 통해 유명해진 이 단어는 사실 프랑스의 공학 그랑제꼴 에피타EPITA(École Pour l’Informatique et les Techniques Avancées, Graduate School of Computer Science and Advanced Technologies)에서 유래했으며후보생 선발과정이라기 보다는 학사과정 초기 학생들의 유대감과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기간이었다고 합니다에꼴 42에서는 이 기간 동안 지원자들에게 집중적이고 강도 높은 과제를 계속 부여하며 미래의 IT 인재로 거듭날 수 있는 가능성을 갖추고 있는지 알아본다고 합니다.

라 삐씬이라는 선발 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지원자들은 먼저 http://candidature.42.fr에 접속해서 몇 가지 논리력 및 기억력 테스트를 거쳐야 합니다매년 약 7만 명의 온라인 지원자들 중 2만 명이 위 테스트들을 완수하며그중 가장 우수한 3천 명이 선발된다고 합니다직접 파리의 에꼴 42에 방문하여 체크인까지 마치고 나면 드디어 고대하던 라 삐씬 과정에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한 회당 총 4주 동안 진행되는 라 삐씬은 7, 8, 9월에 걸쳐 매년 3회씩 진행된다고 하네요코딩을 전혀 해본 적이 없어도 지원할 수 있는 이 선발 과정은 본 과정과 마찬가지로 전액 무료라고 합니다.  

 
라 삐씬 과정에 입문한 청년들은 iMac으로 가득한 방에 들어서게 됩니다바로 이곳에서 매일 14시간의 강도 높은 코딩을 하며처음 만난 동료들과 컴퓨터 앞에서 먹고 자기를 반복한다고 합니다이 시기 에꼴42는 캠핑장 방불케 해서 회의실은 기숙사가 되고 샤워실은 북적거리며 계단 난간은 널어놓은 수건으로 어지럽다고 하네요매일 아침 여러 개의 문항이 있는 과제지가 주어지며 해결한 뒤 제출하기를 반복한다고 합니다

 

출처 : Le Parisien

 

라 삐씬의 첫날부터 3주까지는 매일 “Day 0”에서 “Day 13”까지의 미션이 거듭된다고 합니다후보생들은 배정받은 iMac에 주어진 로그인과 패스워드로 접속하고는 과제를 풀기 위한 전쟁에 돌입하는 것이죠정해진 답이 없는 이곳의 미션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일명 Peer-to-peer라는 방식을 동원하여 스스로 인터넷에서 지식을 찾고 동료들과 머리를 맞대야만 한다고 합니다에꼴 42는 이런 사고방식이야말로 오늘 같이 급변하는 세상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성공 열쇠라고 강조합니다.  
“Day”가 거듭될수록 과제들은 점점 더 복잡해진다고 합니다. 2016년 라 삐씬 과정을 마친 한 학생에 따르면 “Day 5”에 24개의 문제가 있었고 그중 17개를 풀어야 “Day 6”으로 넘어갈 수 있었다고 합니다. “Day 9”에는 24시간 동안 한 시간에 한 문제씩 해결하는 것을 계속했어야 했다고 합니다. “Day 13”까지 완료한 뒤 4주째에는 BSQ라는 과정이 기다리고 있습니다후보생들이 둘씩 짝을 지어 보다 긴 과제를 수행하게 되는데서로 적극적으로 머리를 맞대고 협업하지 않으면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들이라고 합니다.
 
라 삐씬에서는 과제들과 마찬가지로 평가 역시 Peer-to-peer 방식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후보생들은 평가자의 역할도 동시에 도맡게 되는데, “Day”를 마칠 때마다 다른 두 후보생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고 합니다일종의 포인트 제도가 있어서 평가를 요청할 때마다 1포인트 씩 소진되며평가를 한번 해줄 때마다 1포인트 씩 얻는다고 하네요즉 과정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동료들의 평가를 계속 도와주어야만 하는 것입니다두 후보생의 평가를 받은 다음에는 에꼴 42의 서버를 통해 코드를 검사받는데, 작은 오류 하나에도 바로 0점으로 처리된다고 합니다.

 

출처 : http://www.42.fr/la-piscine/

후기에 따르면 후보생들은 한 달 동안 쉬지 않고 이 과정을 달리다가 수면 부족을 겪는 것은 기본이고 심지어 환청에 시달리기도 했다고 합니다이렇게 힘이 드는 과정이었던 만큼 최종 합격 여부를 떠나서 후보생들 모두 한 달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으며온전한 자기 경험으로써 만족했다고 답변하였습니다에꼴 42의 공동 설립자 니꼴라 사디학Nicolas Sadirac은 바로 끈기라는 덕목을 가장 중요한 후보생 선발 기준 중 하나로 꼽는다고 합니다또한 엔지니어는 언제나 불확실한 환경에서 성장해야 하기 때문에 문제 해결에서 즐거움을 찾는 사람실패하고 다시 시작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인재를 찾는다고도 합니다.
 
그는 또한 협업하는 능력이야말로 오늘날 반드시 필요한 능력이며바로 이것이 사회를 발전시키고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게 한다고 강조했습니다지금쯤 에꼴 42에서는 3회의 라 삐씬으로 뜨거운 여름을 보내고 가장 끈기 있고 협동심 강한 최종 선발자들을 가려 11월 개강만을 기다리고 있을 텐데요고된 4주의 시험을 열정을 다해 이겨낸 만큼 3년의 본 과정도 열심히 해서 이 세상의 혁신과 미래를 주도할 주역으로 거듭나기를 응원합니다에꼴 42에 대해 조사하면서 저도 그들의 열정과 끈기에 전염돼서 다시 한번 포부를 굳히게 되었는데요우리나라의 꿈 많은 청년 분들 그리고 창업자 분들과 이런 마음가짐을 나누고 서로에게 동기부여가 된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Posted by Aaronp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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